호조였던 초반전과 인내의 후반전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앞으로 나아간다
DF 44 엔히키 트레비잔
사람에게, 선수에게는 스토리가 있다. 2024 시즌을 싸워낸 모든 청적 전사를 선수별로 소개하는 『2024 PLAYER’S REVIEW』. 과연 그들은 어떤 마음을 안고 시즌을 보냈을까. 자신감, 손에 잡히는 감각, 과제, 기쁨, 아쉬움…… 각각이 보낸 이번 시즌의 싸움을 본인의 말을 엮어 돌아본다.
공중전의 강함과 스피드로 최종 라인의 요새가 되어온 엔히키 트레비잔. 공격적인 팀을 후방에서 지탱해온 그는 이번 시즌도 개막부터 타고난 능력을 살려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해왔다. 하지만 6월 이후 잇따른 부상에 시달리며 장기 이탈했다. 과연 그는 견디는 나날을 보내면서 어떤 마음을 품고 있었을까.

엔히키 트레비잔은 근심에 잠긴 눈빛으로 말을 쏟아냈다.
"긴 시즌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지"
입단 3년 차인 이번 시즌은 개막부터 자신도 팀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6월 16일 메이지야스다 J1리그 제18절 주빌로 이와타전에서 왼쪽 허벅지를 다쳐 부상으로 이탈, 약 2개월간 전열에서 떨어졌다. 그 사이 팀도 불안정한 경기를 이어가며 "안타까운 마음과 답답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누구도 다치고 싶어서 다치는 게 아니야. 축구니까, 어쩔 수 없는 거지. 그래도 부상에서 회복해서 다시 팀에 돌아가려고, 하루하루를 쌓아 올릴 뿐이었어."
9월 14일 제30라운드 나고야 그램퍼스전에서 마침내 선발 복귀를 했지만, 그 경기에서 부상으로 교체되었다. 다시 약 2개월간 이탈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번 시즌을 되돌아보면, 시즌 초반에는 출전 기회도 있었고 팀에 기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 나 자신도 성과를 느끼면서 플레이할 수 있었어. 하지만 큰 부상을 당해 한동안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시간이 계속됐지. 복귀한 후 바로 다시 부상을 당한 건 정말 힘들었어. 후반전에는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니까. 인내가 필요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경기 복귀를 목표로 해온 시즌이었다고 생각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온 지 4년 차를 맞이한 수비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왔다. 이번 여름에 새로 합류한 에베르통 가우디노와는 브라질 2부 리그의 폰치 프레타에서 함께 싸운 과거가 있다. 고국에서 멀리 떨어진 일본에서 재회하여 서포트 역할을 자처하는 등 피치 안팎에서 그를 도와왔다.
“정말 이 나라를 사랑하고, 일본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어요. 일본이라는 나라의 환경도 훌륭하고, 이 클럽에서는 매우 일하기 편해서 앞으로도 일본에서 계속 뛰고 싶다고 바라고 있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우리 나라와는 당연히 언어와 습관, 문화의 차이도 있으니까요. 에베르통에게 일본의 좋은 점을 많이 전해주고 조언해 왔어요. 저도 아직 경험이나 여유가 많지 않지만, 나름대로 그를 도와왔다고 생각합니다.”
인내도 필요했다.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그래도 선수는 경기에 출전하기 위한 준비를 계속할 뿐이다." 산과 골짜기를 경험한 엔히키는 한숨을 삼키고 얼굴을 들었다.

"이 정도 규모의 클럽이니까. 타이틀을 차지하고 그 경쟁에 관여하는 것이 요구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긴장감 넘치는 경기나 열정이 담긴 경기에서 뛰고 싶다. 그런 경기는 분명 팬과 서포터들도 마음이 들어갈 거다. 분명 좋은 분위기가 될 것이다. 다만, 아쉽게도 이번 시즌에는 그런 경기를 많이 하지 못했다. 우리 선수들은 모두 그런 무대에서 뛰고 싶어 한다. 그런 경기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다시 노력해 나가고 싶다."
그 표정에서는 어둠이 사라지고, 그저 똑바로 앞을 보고 있었다.
글: 바바 코헤이(프리라이터)


